Hyunjung Ro

20251011

나조차 잊어버린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좋다. 희재서사에 다녀왔다. 물건을 내놓고 계시길래 허겁지겁 달려 들어가 사장님(혹은 선생님 사이의 무언가) 하고 불렀따. 얼굴을 알아보고서 금방 다가와 꼭 껴안아주는 품에 폭 안겼다. 7년 전 잊어버린 동시에 어느 정도 부정하고싶은 그 시간들의 나를 기억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큰 위로가 되면서. 그 시간을 지나 남은 게 하나는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든다. 이상하고 좋은 어른들. 겉치레 없는 어른들. 현정이는 내 장례식 파티에 와줄 거라며 웃는 눈빛에 나는 여전히 따뜻함을 느낀다. 스스로 단독자라 생각하던 시간에 얼마나 촘촘한 눈길이 있었나 생각하면 그리 쉽게 생각한 모든 것들이 의미를 잃는다.

자전거를 타고 컷트 친 머리를 날리며 독서 모임에 가던 시간을 그저 아름답게. 평범하게 만드는 이 사람들을 나는 점점 더.